the best movies from 1995 to 2008
창간 13주년을 맞은 씨네21에서 특집 기사로 시작, 많은 사람들이 재미로 또는 개인적인 이유로들 하고 있는 거 같다.
렉스님도 하셨음.

이게 best이냐 favorite이냐 별 쓰잘데기도 없는 고민을 잠깐 했다.
아무렴 어떠냐 거칠게 뽑은 나의 베스트는 다음과 같다.

- 12 몽키즈, 1995.
안되는 건 죽어라 용을 써도 안되는 거다. 아련한 미래의 기억.

- 트레인스포팅, 1996.
지금은 사라진 남산 시사실에서 아부지 꼬셔서 함께 시사회로 보며 저런 게 젊음일까 싶었다. 근데 아니었...

- 부기 나이츠, 1997.
사랑하고 신뢰하는 감독과 배우들 아주 신나고 끈적하게 만났다. 하나만 꼽으라면 아마 이거.

- 뮬란, 1998.
눈 덮인 산을 넘어 대군이 진격할 때, 이름 모를 소녀에게 온 나라 사람들이 절할 때 가슴이 벅찼다.

- 반칙왕, 2000.
내가 극장에서 그렇게 큰 소리로 웃게 될 거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다.

- 미, 마이셀프 앤 아이린, 2000.
짐 캐리는 연기상을 휩쓸었어야 한다. 이터널 선샤인 말고 이 영화로. 동시에 패럴리 형제의 정점.

- 이치 더 킬러, 2001.
역겹고 탐스러운. 이 영화 아니었으면 아사노 타다노부가 뭐가 멋있는지 몰랐을 거다.

- 아들, 2002.
어떤 영화는 배우의 뒷모습만으로 심장을 울린다. 심지어 음악도 없이.

- 어댑테이션, 2002.
한 천재 각본가가 책과 영화와 사람과 세상을 아주 징그럽도록 가지고 놀아 버렸다.

- 폭력의 역사, 2005.
절제된 동작으로 사람 속을 후비고 파는 장인의 칼.

10편 꼽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네. 하지만 공정한 심사를 위해 야근 중에 최선을 다했음을 밝힌다.
그건 그렇고 연도순으로 나열했더니 뭐 이리 앞에들 몰려 있냐. 이유가 뭘까?

1. 요샌 전처럼 영화 많이 안 봐서.
2. 영화들이 은근히 갈수록 후져서.
3. 예전엔 보다 열린 맘으로 영화를 봐서.
4. 아무래도 그때가 좋았지 하는 꼰대 마음이 돼서.
5. 의식적으로 예전 영화들부터 채우다 보니 빈 자리가 없어서.
6. (슬프게도) 기억력 감퇴.

황희 정승이 말했다 니 말이 다 맞구나.
by 비니루 | 2008/04/24 21:55 | ㄱ~ㅅ | 트랙백(3) | 덧글(13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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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racked from 렉시즘 : ReXism at 2008/04/25 10:29

제목 : 1995-2008 영화 베스트 10이라...
금번주 씨네21이 창간 13주년을 맞이해 대특집을 마련하였다. 이른바 이 잡지가 창간된 해 95년부터 지금까지의 영화 베스트 10을 평론가, 기자, 블로거, 해외 평론가, 감독들이 선정한 것. 그래서 괜히 나도 하고 싶어졌다. 무순위로 생각나는 10개 목록을 소개하자면...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: Air / 진심을 너에게 (97) - 안노 히데야키복수는 나의 것 (02) - 박찬욱 반지의 제왕 : 반지원정대 (01) - 피터 잭슨박하사탕 (99......more

Tracked from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at 2008/04/25 17:36

제목 : The best 10 movies from 1995..
the best movies from 1995 to 2008로 보내는 트랙백 글입니다. 재미있어 보여 저도 작성해 봅니다 ^^ 1995년부터 2008년까지 개봉작 중, 제가 보았던 영화로 한정합니다. 그러므로, 아무리 영화일지라도 제가 안 본 영화는 절대 등장하지 않습니다. 사실, 무엇이 'best movie'냐는 기준은 정말 다양할 수 있겠지만, 수많은 영화 중 어떤 이유에서건, 제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영화들로 선정하도록 노력하......more

Tracked from the world ac.. at 2008/04/27 23:32

제목 : The best movies from 1995 to..
the best movies from 1995 to 2008이번 주 씨네21은 특집 기사 덕분에 정말 재밌게 읽었다. (협찬해준 분에게 감사를!) 덕분에 민병훈 감독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상승했다. 리스트들 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더라. 비닐님이 하신 걸 보다가 문득 나도 한번 뽑아봤다.송환 (2003) - 베스트 오브 베스트. 단순한 피사체가 아닌, 인간의 실체.환상의 빛 (1995) - 원더풀 라......more

Commented by srv at 2008/04/24 22:17
제가 좋아하는 영화도 몇 편 끼어있네요. 재미있게 봤습니다.
그런데 아들(2002)은 어떤 영화인가요?
Commented by 비니루 at 2008/04/25 00:04
반갑습니다. 원제는 le fils, 다르덴 형제가 감독하고 올리비에 구르메라는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예요.
자기의 아들을 죽인 청소년 살인범을 만나게 된 한 목수의 뒷모습을 보여 줍니다.
Commented by 페리체 at 2008/04/25 03:54
저런 게 젊음일까 싶었다. 근데 아니었... <- 키득키득
Commented by 제퍼 at 2008/04/25 04:36
4
Commented by 비니루 at 2008/04/25 12:22
어흑 4...인가요.
Commented by anakin at 2008/04/25 17:44
10편 중 내가 본 영화는 뮬란 뿐. 헉... ㅠ.ㅜ
매우 개인적인 기준의 10편의 영화 선정 글 하나 걸고 갑니다. ^^
Commented by 염맨 at 2008/04/25 23:29
패럴리 형제의 정점, 맞지요. 저도 베스트 10꼽아봤는데 '왜 저 영화를 뺀거야!!'하고 방금 외쳤습니다.
ㅠ.ㅠ
Commented by 비니루 at 2008/04/26 00:01
한 영화에 대고 비슷한 느낌을 두런두런 나누는 건 참 신기하고 기분이 좋은 일 같습니다. 두 분 모두 울지 마세요 흑흑.
Commented by Audi at 2008/04/28 00:15
아들이 대학로 무슨극장이냐 씨네코아 있을 때 했던 거 맞던가? 디스크 때문에 허리에 가죽 패치를 댄 허리아픈 목수 얘기가 나오는. 이제는 박사님도, 씨네코아도 없어졌지만.
Commented by 비니루 at 2008/04/28 12:55
나는 하이퍼텍 나다에서 봤더랬다. 박사님...
Commented at 2008/04/30 07:16
비공개 덧글입니다.
Commented by 이오스캔 at 2008/05/05 20:12
전 몇 년도에 무슨 영화를 봤는지 잘 기억을 못해요.
유목님 왔다 가셨쎄요. 제가 맛집에도 별로 못 모셨건만 제게 쿠키를 선물해주시는 센스를 발휘해주셨답니다
Commented by 비니루 at 2008/05/07 10:31
오 전주 마스터 이오님. 저도 연도는 기억 못해요. 고등학교 다닐 때였나 뭐 이 정도.
그러니까 이 포스팅은 1의 영감과 1의 소년과 98의 노력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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