district 9
이런 걸 첫 영화랍시고 찍어 놓으면 소포모어 징크스라든가 그런 것, 피할 도리가 있을까?
뭐든 잘 만들어진 걸 보면 기분이 좋지만 평소에 좋아하는 요소들 또한 많았다.
허무맹랑한 설정, 시치미 뚝 뗀 진지한 전개, 분명 진지한데 어쩔 수 없이 웃게 되는 상황, 외계인.
몹시 당황스런 일을 겪으면서 주인공이 갈팡질팡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.
심지가 곧은 사람만 액션 영화 주인공 하는 거 아니잖아요.
끝내는 영웅 비슷한 일을 하긴 했지만 그 전까진 충분히 찌질했으니까 참 잘했지.
다큐멘터리를 흉내낸 형식은 너무 적절. 화면의 질감도 다큐와 극영화(그것도 sf) 사이를 오가는데 이질감이 없다.
음악을 조금 덜어냈어도 좋겠다 생각했는데, 마지막 장면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을 거다.
100분 동안 사람 마음을 이 정도로 들었다 놓는데 아무리 시끄러운 음악인들 대수려고.
영화를 보는 동안 스필버그, 큐브릭, 크로넨버그 어르신들을 생각했다.
어르신들과 그 전의 어르신들이 꾸역꾸역 쌓아올린 뭔가가 이제 여기까지 왔어요.
인류는 여전히 구질구질하고 그 구질구질한 것들은 엄청나게 오랫동안 있어 왔지만,
역사는 발전한다던 그 얘기를 조금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.

p.s. 모티브가 된 단편 alive in joburg를 봤다. 드라마를 제외한 영화의 거의 모든 게 들어있네.
가면 뒤집어쓴 사람인 게 확연한 외계인들은 충분히 애교로...

렛츠리뷰
by 비니루 | 2009/10/05 00:53 | ㄱ~ㅅ | 트랙백(1) | 덧글(11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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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racked from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at 2009/10/18 09:09

제목 : 디스트릭트 9 (2009) - 한 찌질이의 환골탈태..
District 9 (2009) 감독: Neill Blomkamp 작가: Neill Blomkamp & Terri Tatchell 주연: Sharlto Copley, Jason Cope, Nathalie Boltt, Sylvaine Strike 등 상영시간: 112분 (국내 공식 홈페이지, IMDb 페이지) 이하 내용은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. 영화를 본 건 한참 전인데, 그 동안 워낙 정신이 없었......more

Commented by digression at 2009/10/05 07:53
이런 걸 첫 영화랍시고 찍어 놓으면 소포모어 징크스라든가 그런 것, 피할 도리가 있을까? ---> 우하하하, 정말 그래요.
영화 너무 신나더군요.
Commented by 비니루 at 2009/10/05 18:12
요새 매일 야근하다가 이 날은 에라 모르겠다 조금 일찍 나왔는데, 밤새 흐뭇한 기분이었습니다. 딱 다음날 아침까지만!
Commented by Lain at 2009/10/07 17:24
어, 남친이 저 이번 주말에 subject 셤 끝나면 피터잭슨이 만든 영화 보러가자고 했는데, 이건가봐요. 재밌다니 다행!
Commented by 이오스캔 at 2009/10/09 11:25
궁금합니다, 이 영화.
Commented by 비니루 at 2009/10/10 14:47
보세요! 근데 아직 개봉 안했을 건데.
Commented by 정기 at 2009/10/12 12:22
오.. 저도 이거 봤어요 ㅎㅎㅎ 도대체 얼마만에 영화를 본건지 ㅡ.ㅡ;;
여튼~ 재밌더군요 ㅋㅋ ^^
Commented by Sammie at 2009/10/12 19:18
시간 날 때 꼭 봐야겠네요~ 비니루님 때문에 확 당기는데요? 근데 야근 때문에 결국 DVD로나 보게 되겠군요...하항
Commented by 비니루 at 2009/10/12 22:56
오오 정기, sammie님 모두 반갑습니다. 둘 다 첫 덧글인 듯.
요새 뼈도 못 추리게 바쁜데 그나마 다행인 게 극장에 보고 싶은 영화도 별로 없더라고요.
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! 야근 힘들 냅시다. 이제 퇴근해야지...
Commented by Sammie at 2009/10/22 16:47
제 밑에 동갑인 남자 후배가 들어왔는데 컨트롤이 안 돼서 매일 야근하고 있어요...비니루 님이 직장 선배로써 조언 좀 해 주세요ㅋ
Commented by 제퍼 at 2009/10/19 15:08
'이런 걸 첫 영화랍시고 찍어 놓으면 소포모어 징크스라든가 그런 것, 피할 도리가 있을까?'
--> 저도 이 말에 대동감. 너무 재밌었어요!
Commented by 비니루 at 2009/10/22 20:14
아직 안 좋은 평을 못 봤네요. 근데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은 의외로 별로 안 들기도 하고... 야근 부작용입니다.
sammie님 저는 아직 후배 없는 3년차인데 거의 매일 야근을 합니다. 아마도 효과가 확실한 조언 하나는, 그만 두시라는 건데...
아무래도 건강하게 잘 버텨야겠죠. 겪어 본 적이 없으니 모르지만 후배를 컨트롤하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나 싶어요.
완벽하게 컨트롤되는 후배라면 그건 또 그 나름대로 문제일 것 같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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